2021 창업아이디어 경진대회 프로그램 (Go! Pre-Startup! Competition) - 장려상
최근 술집 티비에서 뇌파를 이용해 졸음운전을 방지하는 걸 우연찮게 보고
작년 같은 주제로 공모전에 참가했던 팀원에게 바로 사진 찍어 보냈었다. (술집 이름은 지웠다.)
그 이후 기사를 검색해보니 느낀 점이 상당히 많아서 글로 정리하게 되었다.
관련 기사는 다음과 같았다.
https://www.hani.co.kr/arti/economy/car/1045826.html
- 지난해 현대모비스가 경기도・경기연구원과 진행한 사업에서 귀 주변 뇌파를 이용해 졸음뿐만 아니라 부주의 상태에 관해서도 파악하여 경고음을 울리고 폰으로도 경고한다.
- 뇌파를 졸음운전 방지 기술에 적용한 건 세계 최초이다.
- 엠브레인(제품명)을 광역버스에 가장 먼저 적용하였다.
- 식사 후 시간대에서 가장 큰 효과를 보였다.
- 경고음뿐만 아니라 진동 시트・조명 등 추가 경고 수단을 마련해 연내 시범 사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 운전자에게 경고음을 주는 방법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부주의 데이터를 이용해 근무 스케줄을 조정하거나 노선을 변경해 운전자의 피로도를 개선하는 근본적 처방이 가능하다.
기사를 보며 한 가지 의문이었던 점은 이미 1997년 기아자동차에서 출원한 특허 중 "뇌파 감지를 통한 졸음 방지 방법"을 통해 뇌파와 졸음운전을 엮으려는 시도가 있었으며 2014년 "안전 운전을 위한 뇌파 감지를 통한 운전 습관 관리시스템의 설계 및 구현"이란 논문을 통해 단순 졸음뿐만 아니라 부주의에 관한 포괄적인 대처를 시도했었다.
물론 이를 제품화까지 성공시켜 실증 사업으로 효과를 증명한 건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
우리 팀은 안전에 대한 절대적인 필요성을 간과하고 가격과 타협하려고 했다는 점과 시중에 없는 기술은 제외한 것이 사업적 안목을 가진 기업체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한다.
뇌파 vs 심전도
우선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였던 만큼 해당 아이디어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 시장조사부터 진행하였다. 대다수가 카메라를 통해 얻은 시각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졸음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었으며, 귀에 부착하는 제품 또한 간단하게 수평 센서를 활용하여 머리가 숙여지면 경고하는 제품에 불과하였다. CV을 기반으로 한 제품들은 가격과 성능이 비례하였기에 그 틈만 파고들면 모든 게 해결될 줄 알았다.
심지어,
"뇌파 측정 장치를 운전 중 착용할 수 없으니, 사실상 운전 중 상태이상 파악에는 활용되는데 어려움이 있었음"
이라고 사업계획서에 작성할 만큼 제품화되지 못한
뇌파 측정 장치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간과하고 넘어가 버렸다.
변명 아닌 변명이라도 하자면 왼쪽 그림과 같이 그 당시 1학년 2학기 전공 프로젝트로 아두이노 심박수 센서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활용하여 졸음운전을 방지하는 매우 유사한 연구를 진행하였고 한 단계 발전시킨 심전도 데이터를 활용하는 연구를 하면 기존에 찾아두었던 연구 배경과 시장조사 등을 기반으로 수월하게 공모전을 준비할 수 있기도 해서 다양한 아이디어 중 내 아이템이 좋은 평가를 받고 채택된 것이기도 했다.
기존 제품에 대한 문제점 파악 후 해결방법에 관해,
" 동일 비용일 시 외적인 행동만을 통해 운전자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은 정확도가 떨어지며 이를 보정하기 위해선 금전적 부담이 높아짐. 간편하게 수집 가능하면서도 비교적 많은 데이터를 내포하고 있는 생체 데이터인 심전도 분석을 통해 위의 문제들을 해결"
이라고 서술하였고 실제로 "운전자 생체신호(심전도)를 이용하는 졸음 감지 시스템, 2016"에서 졸음 감지 방법을 제외하고는 우리 팀이 진행하려던 방식(오른쪽 그림)과 매우 유사하게 선행 연구를 했었기에 방향성과 가능성은 인증되었다고 볼 수 있다. 특징점으로, 전술한 논문에서 언급된 R-R peak뿐만 아니라 다양한 데이터(ex Peak interval, Peak height difference 혹은 RMS, 표준편차 등)를 동원하여 머신러닝을 통해 정확성을 테스트하고 뇌파와의 정확도도 비교할 수 있었더라면 해당 아이디어에 대한 후회가 남지 않았을 것이다. 시험 기간에 열린 단기간 공모전이라 아쉬웠을 뿐이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뇌파의 정확도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았기에, 만일 심전도 데이터를 통해 특징점을 잘 잡아내고 좋은 알고리즘을 짜더라도, 기반으로 하는 데이터의 정확도와 품질이 다를 것이기에 심전도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안은 무리라고 본다. 단순히 생각해보아도 외적인 행동(눈 깜빡임, 고개 떨굼)들보다는 정확도가 높겠지만, 뇌파 데이터에서의 부주의 상태는 뇌에서의 직접적인 현상이고 심전도는 교감 신경과 부교감 신경의 영향을 받는 부가적인 요소라고 생각한다.
추가로 그 당시 창업을 공부하며 직접 경쟁자와 간접 경쟁자에 대해 알게되었다.
직접 경쟁자로는 동일한 방식의 동일한 목표를 지닌 시중 제품들이었지만 가장 큰 걱정은 간접 경쟁자였던 졸음운전 쉼터・휴게소와 잠 깨는 껌이었다. 우리 팀의 최종적인 목표는 설문조사를 통해 얻은 결과였던 5~6만 원 대의 설치와 사용이 간편한 졸음운전 방지 키트였으며 그보다 금액대에 부담이 될 경우 굳이 해당 제품을 구매할 필요를 못느낄만 했다.
휴게소 내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버스 운전사분들은 대부분 운행 일정을 손꼽았고, 자가용 운전자들은 목적지에 일찍 도착하는 게 목적이었다. 이러한 점을 미루어보아 자가용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마케팅할 때는 졸음쉼터・휴게소보다는 잠 깨는 껌이나 카페인 음료가 주된 경쟁 대상이었다. 어찌 보면 안전에 대한 지급이라 금액대를 높게 설정해도 기꺼이 구매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효과가 그리 정확한지도 모르는 제품에 선뜻 많은 돈을 지불하기는 꺼려지는 인식이 강했기에 난항을 겪은 적이 있다.
현대 모비스는 이를 실증사업을 통해 해쳐나갔다. 어찌보면 기업체들이 시장에 제품을 내놓기 전 당연히 거치는 단계였겠지만 창업 공모전 준비를 위해 급조된 이과생 4명이 생각해내기 쉽지 않았다. 선택지가 많은 자가용 운전자보다는 버스 운전자를 SOM(수익시장)으로 설정하는 것까진 유사했으나 SAM(유효시장)을 운전자 집단 전체로 잡고 처음부터 광범위한 마케팅을 하려고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선구매로 자본을 유치하여 시제품을 제작하려 했다. 이는 확실한 고객층을 잡고 접근하는 기업체와의 차이점이었다.어찌보면 B2C(개인; 개인트럭, 개인관광버스), B2B(회사; 화물 운송, 관광버스 업체), B2G(정부; 시내버스, 시외버스) 세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으려던 욕심이 드러난 것 같았다.
또, 사소하지만 운전자를 부주의 상태에서 벗어나게 하나 놀래게 해서 위험을 초래하면 안 되기에 왼쪽 시안의 흰색에 해당하는 '핸들 부착 스트랩'에 진동 모터를 추가하려 했고 현대 모비스 또한 소리 알람과 더불어 다양한 경고 방법을 도입한다는 걸로 미루어보아 비슷한 고민을 한 듯했지만, 더 나아가 부주의 데이터를 통해 스케줄이나 노선 변경 등 색다른 해결책을 고려했단 점에서 차이를 느꼈다.
이렇게 지난 공모전과 유사한 실제 사례를 보며 비교하니 아쉬웠던 점이 많았고 그만큼 느끼고 얻어가는 점도 많았다. 창업 공모전으로 준비했던 아이템이 바로 시장에 출시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닌 만큼 바로 옆에서 전문가에게 피드백 받는 듯한 둘도 아닌 소중한 기회였으며 뭐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최선의 선택을 모색하여 진행해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이 공모전의 결과는 비록 장려상이었지만 기업체의 시각을 공감하려 노력했으며 사고가 확장되는 좋은 경험이었다.
비록 창업에 대해서는 별로 얻어간 것이 없고 아마추어 같지만, 해당 공모전 이후 1학년 겨울방학 때 진행했던 "GNU 해커톤 캠프"에서 창업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한 것을 추후 정리할 예정이다. 이 공모전이 있었기에 창업에 관한 관심과 다양한 시각을 갖게 된 것 같아, 만약 이런 실제 예시로 인한 피드백이 없었더라도 뜻깊은 시간이었음은 부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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